'5만원 공짜' 야마토사이트 앱, 1억 넘게 따고 환전해보니


자영업자 최모씨(42)는 지난달 우연히 본 광고성 문자에 끌렸다. '무료 게임 머니 5만원 지급. 야마토사이트 게임 '황OO'을 검색하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최씨는 광고를 통해 해당 게임 앱을 내려받았다.

처음엔 무료 게임 머니 5만원만 쓰고 말 생각이었다. 야마토는 같은 그림 3개가 나오면 이기는 슬롯머신 게임이다. 하다 보니 이른바 '잭팟'(고액 상금이 나오는 경우)이 계속 터졌다. 당첨금 1000만원 쌓이자 실제 돈을 넣기 시작했다. 50만원씩 넣다가 200만, 300만원씩 금액이 커졌다. 

당첨금 2000만원이 쌓이자 최씨는 환전을 신청했다. 하지만 게임사는 "베팅금액을 어느 정도 더 넣어야 환전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게임 단계별로 베팅금액이 점점 커지는 구조인데 해당 단계에 맞는 베팅 금액을 넣어야 당첨금 환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최씨는 계속 돈을 더 넣었고 당첨금은 1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환전은 되지 않았다. 게임사의 환전 거부 이유는 똑같이 되풀이됐다.

최씨는 "환전이 계속 되지 않자 어느 순간 '사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처럼 피해를 당한 사람이 많다는 걸 알고 사기를 확신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7000만원을 게임에 넣은 뒤였다.

경남 통영에 사는 박모씨(38)도 같은 방식으로 3500만원을 날렸다. 박씨는 "첫날 1000만원을 따 그날 1500만원을 입금했다"며 "게임 내 채팅창에서 다른 게임 이용자들에게 환전 방법을 물으니 '베팅 금액을 높여야 한다'고 해 이튿날 2000만원을 더 넣었다"고 말했다. '큰 금액도 잘 터지니 더 해보라'는 유혹의 말도 최씨를 부추겼다.

박씨는 "이런 게임을 처음 해보는데 이미 넣은 돈이 아까워서 본전만 찾자는 마음에 계속했다"며 "너무 후회한다"고 밝혔다.

최씨와 박씨는 본인들이 사행성 불법 게임을 한 데 대해 처벌을 받더라도 경찰에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에 각각 경찰서를 찾았다. 피해자가 속출하는데도 해당 게임은 성업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의 반응에 더욱 절망했다. 주거지가 아닌 충남지역 경찰서를 찾아간 박씨는 "경찰서에서 신고하고 싶다고 했더니 '어차피 돈은 찾기 힘들다', '본인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해 고소장 접수도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경찰서를 방문한 최씨도 "경찰은 '100건 중 1건 잡힐까 말까 할 정도로 어렵다', '일선 경찰서는 민원이 많아 어려우니 지방경찰청에 가보라'고 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은 심정으로 갔지만 너무 서운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 백모씨(40)도 경기도 한 경찰서에 갔지만 "그동안 자책만 하다 큰 맘 먹고 경찰서를 찾았는데 '돈은 못 찾고 벌금이나 물어야 한다'고 답했다"며 "고소장 접수는커녕 마음만 더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에서는 단순히 민원 상담이라고 판단해 고소장 접수 등을 도와주지 않고 설명만 하고 돌려보냈을 수 있다"며 "사이버 범죄 신고는 경찰청 사이버범죄안전국 홈페이지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불법 도박 게임을 악용한 전형적인 사기 범죄에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서울 성북경찰서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악용해 게임 회원 117명이 입금한 4억여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게임 운영자 일당을 구속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회원들이 넣은 돈을 일부러 환전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

불법 사행성 게임의 유통을 원천적으로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불법 도박 게임으로 신고가 접수되면 통상 1~2주 안에 해당 게임을 앱 스토어에서 삭제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업주들이 이름만 바꿔 똑같은 게임을 또 등록하기 때문에 큰 소용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행성 게임은 사기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애초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며 "피해가 의심되면 신고해 달라. 적극적으로 수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